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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2026년 9월 15일7분 읽기

시그널, 전화번호 없는 가입 베타 시작 — 스팸은 영지식 증명과 3달러로 막는다

YS
김영삼
조회 198
시그널, 전화번호 없는 가입 베타 시작 — 스팸은 영지식 증명과 3달러로 막는다

시그널이 전화번호 없이 계정을 만드는 등록 방식을 안드로이드 8.28 베타에 올렸다. 새 계정은 전화번호 대신 계정 ID(Account ID)와 계정 키(Account Key)를 쓰고, 스팸을 억제하기 위한 1회성 결제(미국 기준 3달러, 국가별 상이)를 요구한다.

핵심은 결제 방식이다. 시그널은 기부 인프라에 쓰던 영지식 증명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해, "정당한 결제가 있었다"는 사실만 증명하고 그 결제가 어떤 계정에 연결되는지는 서버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전화번호 기반 가입은 메신저 프라이버시 논쟁의 가장 오래된 숙제였다. 번호는 통신사·국가와 묶여 있고, 한 번 노출되면 바꾸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번호를 떼면 스팸 계정이 무한정 생성된다. 시그널이 오래 못 움직인 이유가 이 딜레마였고, 이번 베타는 그 사이에 결제와 영지식 증명을 끼워 넣은 절충안이다.

어떻게 동작하나

1
계정 ID·계정 키 발급
전화번호 대신 앱이 생성·보관하는 식별자와 키 쌍으로 계정을 구성한다. 기기 분실 시 복구 책임이 사용자 쪽으로 더 옮겨 간다.
2
1회 결제로 비용 장벽 생성
미국 기준 3달러. 금액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계정을 대량 생성할 때 드는 한계비용을 0이 아니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3
영지식 증명으로 결제와 계정 분리
서버는 "유효한 결제 토큰을 가진 누군가"라는 사실만 검증한다. 어떤 결제가 어떤 계정이 됐는지는 연결되지 않는다.
4
가입 완료
번호 없이 대화 시작. 연락처 기반 발견 대신 ID 공유로 연결된다.
영지식 증명이 여기서 하는 일 일반적인 결제 검증은 "이 영수증의 주인이 이 계정"이라는 연결고리를 서버가 갖는다. 영지식 증명을 쓰면 클라이언트가 "나는 사용되지 않은 유효 토큰을 보유했다"는 명제를 증명하고, 서버는 참·거짓만 확인한다. 시그널이 기부 배지 기능에서 이미 쓰던 접근을 등록 흐름으로 확장한 셈이다.

왜 결제를 고르지 않을 수 없었나

스팸 방지 수단은 결국 비용을 부과하는 일이다. 전화번호는 "SIM을 구하는 비용", CAPTCHA는 "사람의 시간", 작업증명은 "전기". 전화번호를 뺀다면 다른 비용으로 대체해야 한다. 시그널은 그중 가장 계산이 명확한 소액 결제를 택했다. 문제는 이 선택이 새로운 접근성 문제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 설계의 장점
  • 번호 노출 없이 계정 생성 가능
  • 대량 계정 생성의 한계비용 상승
  • 결제-계정 연결을 암호학적으로 차단
  • 기존 기부 인프라 재사용으로 구현 리스크 축소
남는 문제
  • 초기 구현이 구글 플레이 결제에 의존
  • 플레이 서비스 없는 기기·지역은 사실상 사용 불가
  • 카드·결제 수단 자체가 신원 근접 정보
  • 3달러가 진입 장벽이 되는 사용자층 존재

특히 마지막 두 가지가 아프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번호를 피하려는 사용자 중 상당수는 애초에 결제 수단을 노출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시그널도 다른 결제 수단을 추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개발자 관점 — 여기서 가져갈 설계 아이디어

메신저를 만들 일이 없어도 이 패턴은 쓸모가 많다. "권한은 확인하되 신원은 저장하지 않는다"는 요구는 흔하다. 익명 설문, 1인 1표 투표, 무료 체험 남용 방지, 지역 제한 콘텐츠 — 전부 같은 모양이다.

요구사항흔한 구현영지식 스타일 대안
1인 1회만 참여이메일·번호를 저장해 중복 검사일회성 토큰 + 사용 여부만 기록(블라인드 서명)
유료 회원만 접근세션에 회원 ID를 담아 조회자격 증명 제시, 서버는 유효성만 검증
성인 여부 확인생년월일 수집·보관"임계 나이 이상"이라는 술어만 증명
봇 차단IP·디바이스 지문 수집비용 기반 증명(결제·작업증명) + 익명 토큰

물론 영지식 증명을 직접 구현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 실무에서는 블라인드 서명이나 검증 가능한 무작위 토큰처럼 훨씬 단순한 수단으로 같은 효과의 70%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암호학의 화려함이 아니라 "연결고리를 서버가 안 갖는다"는 설계 원칙이다.

한계와 남은 질문

  • 베타 단계다. 안드로이드 8.28 베타 기준이며 정식 배포 일정과 가격 정책은 바뀔 수 있다.
  • 구글 플레이 결제 의존은 "구글을 피하려는 사용자"에게 모순이다. 대체 결제가 언제 붙느냐가 실질적 평가 시점이다.
  • 계정 복구 시나리오가 관건이다. 번호가 없으면 기기 분실 시 복구 경로가 좁아진다. 키 백업 UX가 이 기능의 성패를 가른다.
  • 연락처 기반 자동 발견이 사라지므로, 사용자 연결 방식(ID·QR·링크)의 사용성이 새 과제가 된다.

출처

자주 묻는 질문

시그널에서 이제 전화번호 없이 가입할 수 있나요?

안드로이드 8.28 베타에서 테스트 중입니다. 정식 채널로 풀리기 전까지는 베타 참여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고, 계정 ID와 계정 키로 로그인하는 방식입니다. 일정과 세부 정책은 정식 배포 시점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 돈을 내야 하나요? 시그널은 무료 아니었나요?

기존 전화번호 방식 가입은 그대로 무료입니다. 유료는 번호 없는 계정에만 적용되는 1회 결제로, 스팸·대량 계정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비용 장벽입니다. 미국 기준 3달러이며 국가별로 다릅니다.

결제하면 신원이 시그널에 노출되지 않나요?

시그널은 기부 인프라에 쓰던 영지식 증명 방식을 적용해 결제와 생성된 계정이 직접 연결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결제 자체는 현재 구글 플레이를 거치므로, 결제 사업자 쪽 기록은 별개의 문제로 남습니다.

전화번호를 안 쓰면 계정 복구는 어떻게 하나요?

계정 키가 곧 신원이므로 키 백업이 복구의 핵심이 됩니다. 번호 기반 재인증 경로가 없어지는 만큼, 키를 잃어버리면 복구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도입한다면 키 백업 절차를 먼저 확실히 해 두는 게 좋습니다.

영지식 증명을 우리 서비스에도 쓸 수 있을까요?

직접 구현보다는 목적을 좁혀 접근하는 걸 권합니다. "자격은 검증하되 식별자는 저장하지 않는다"는 요구라면 블라인드 서명이나 일회성 토큰으로도 상당 부분 달성됩니다. 복잡한 증명 시스템은 운영·감사 비용이 크기 때문에 실익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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