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비영리 공개 DNS 리졸버 쿼드나인(Quad9)이 10월 22일(현지시간) 11월 24일부터 프랑스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 파리 사법법원이 스포츠 중계권자 beIN 스포츠 프랑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불법 테니스 중계 도메인을 막지 않으면 하루 1,000유로의 이행강제금을 물리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결정이다. 쿼드나인은 프랑스 사용자만 골라 차단할 방법이 없고, 전 세계에서 차단하면 프랑스 법을 다른 나라 사용자에게까지 강요하게 된다며 철수를 택했다.
- 파리 사법법원은 10월 21일 쿼드나인에 5월 차단 명령을 이행하라며 하루 1,000유로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beIN이 요구한 금액은 도메인당 하루 1만 유로, 58개 도메인 기준으로 하루 58만 유로였다.
- 쿼드나인은 11월 24일부터 프랑스 사용자 서비스를 끊는다. 이번 판결의 벌금 자체는 최대 2만 4천 유로 수준이지만, 프랑스에서 비슷한 소송 약 20건이 더 걸려 있어 버틸 수 없다고 했다.
- 쿼드나인은 2021~2023년 독일에서 소니뮤직과 같은 문제로 다퉜다. 지오IP로 독일만 차단하다가 원고가 VPN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벌금을 맞았고, 그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지역 차단을 택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안녕, 프랑스"
쿼드나인은 9.9.9.9로 잘 알려진 공개 DNS 리졸버다. 악성 도메인을 걸러 주는 보안 리졸버로 유명하고, 사용자 IP를 저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10월 22일 블로그에 올린 글 제목은 "Farewell, France"였다.
글의 요지는 간단하다. 프랑스 법원이 전날 beIN 손을 들어주면서 쿼드나인은 프랑스 사용자에 대해 일부 도메인의 재귀 DNS 응답을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법원이 벌금을 하루 58만 유로에서 1,000유로로 크게 낮춘 건 다행이지만, 쿼드나인은 "돈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썼다. 사용자가 기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DNS 응답을 바꾸거나 거짓 응답을 주는 일은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11월 24일(화)부터 프랑스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의 도메인은 beIN이 프랑스 내 독점 중계권을 가진 WTA 여자 프로 테니스 경기를 불법으로 내보내는 IPTV·스트리밍 사이트들이다. 쿼드나인은 이 사이트들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불법 복제를 옹호하지 않으며, 문제는 콘텐츠가 올라간 원천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판결 내용법원은 "아무것도 안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쿼드나인이 공개한 판결문(사건번호 RG 26/11882)을 보면 사정이 더 분명해진다. 사건의 출발점은 5월 13일 파리 사법법원장이 내린 차단 명령(RG 26/02207)이다. 법원은 쿼드나인에 2026년 WTA 시즌 마지막 경기 예정일인 11월 14일까지 프랑스 영토(일부 해외 영토 포함, 뉴칼레도니아·왈리스 푸투나·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제외)에서 지정된 IPTV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토렌트프릭(TorrentFreak) 보도에 따르면 이 명령은 구글과 DNS4EU 운영사 웨일본(Whalebone)도 대상으로 했고, 처음 6개였던 도메인은 두 차례 추가돼 58개로 늘었다.
beIN은 9월 4일 쿼드나인을 다시 법원에 세웠다. 요구는 도메인 하나가 열려 있을 때마다 하루 1만 유로씩 물리라는 것이었다. 쿼드나인은 기각을 요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메인당 하루 100유로로 낮추고 5월 판결에 명시된 도메인으로만 범위를 제한해 달라고 했다. 이후 ARCOM이 통보한 도메인은 빼 달라는 요청이었다.
법원은 쿼드나인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역 한정 차단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오히려 쿼드나인이 "사이버 보안에 한정된 자동 필터링으로 전 세계에서 악성 도메인을 무력화한다"고 스스로 밝힌 점을 들어 주장이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5월 판결에 항소했다는 사정도 그 판결이 가집행 대상이라 소용없다고 했다. 비영리 재단이라 재원이 부족하다며 가집행을 배제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문장은 18항이다. 쿼드나인은 수단 제공 의무를 지는데도 이행을 위한 조치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혔고, 그것만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같은 달 다른 사건과 비교하면 이번 판결의 논리가 보인다. 토렌트프릭에 따르면 파리 법원은 10월 7일 같은 WTA 사건에서 클라우드플레어, 서프샤크, 노드VPN에 대한 beIN의 하루 1만 유로 이행강제금 요청을 기각했다. 이들은 일부 사이트만 막았지만 "합리적 노력"을 했다는 이유였다. 중개자는 결과를 보장할 필요는 없고 합리적 노력만 하면 된다는 유럽사법재판소 판례에 따른 판단이다. 쿼드나인은 처음부터 단 하나의 도메인도 막지 않았다. beIN은 58개 중 6개가 막혔다고 주장했지만, 쿼드나인 CTO는 진술서에서 그 6개조차 차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왜 철수인가지역 차단도, 전역 차단도 안 된다는 이유
계산만 놓고 보면 버티는 게 싸다. 쿼드나인도 차단이 끝나는 11월 14일까지 하루 1,000유로면 2만 4천 유로라고 적었다. 그런데 서비스 종료일은 그보다 열흘 뒤인 11월 24일이다. 이번 판결만 보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쿼드나인은 프랑스에서 자신을 포함한 재귀 리졸버 운영자를 상대로 수백 개 도메인 차단을 요구하는 소송이 약 20건 계류 중이며, 상당수가 beIN 사건과 같은 수준으로 번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7월에는 생중계 중 새 도메인을 자동으로 추가하고 ARCOM이 사후 검토하는 법이 프랑스 의회를 통과했다고 토렌트프릭은 전했다.
그렇다면 프랑스 사용자만 막으면 되지 않을까. 쿼드나인은 불가능하다고 답한다. 가입도 신원 확인도 없는 무료 서비스라 사용자와 관할을 연결한 데이터가 없고, IP 위치 데이터베이스는 부정확하다. 독일에서 이미 겪은 일이기도 하다. 소니뮤직 사건 초기 쿼드나인은 지오IP로 독일 사용자만 차단하는 임시방편을 썼다. 그러자 원고가 VPN으로 독일에서 차단된 콘텐츠에 접속해 보였고, 법원은 이를 불이행으로 인정해 쿼드나인에 법정모독 벌금을 물렸다.
전 세계 차단도 선택지가 아니다. 쿼드나인에는 악성 도메인을 막는 보호형 주소(9.9.9.9 계열)와 필터링 없는 주소(9.9.9.10 계열)가 있다. 차단 목록은 보호형 사용자 전체에 똑같이 적용되는 단일 목록이다. 여기에 넣으면 판결 요건은 채우지만, 외국 민간기업 한 곳의 상업적 이익을 위해 프랑스 법원 판단을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적용하게 된다. 쿼드나인은 다른 나라가 같은 방식으로 자국 법을 프랑스에 강요하면 프랑스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독일에서 배운 것소니뮤직 사건이 남긴 교훈
쿼드나인이 2023년 12월 올린 글에 따르면 드레스덴 고등법원은 거의 모든 쟁점에서 쿼드나인 편을 들었다. DNS 리졸버는 저작권 침해 게시에서 "핵심 역할"을 하지 않으므로 직접 침해자가 아니고, 접속 제공자로서 책임 면제 특권을 누리며, 소니가 호스팅 업체를 먼저 충분히 추궁하지 않았으므로 보충성 요건도 충족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문제의 도메인 canna.to는 통가 최상위 도메인이었고 서버도 독일에 없었다.
이겼지만 남은 게 많지 않았다. 쿼드나인은 이번 글에서 그 승소에 몇 년, 여섯 자리 비용, 막대한 시간이 들었고 "지금도 그 자원 부채를 갚는 중"이라고 썼다. "상대는 우리가 가진 돈과 시간보다 더 많은 변호사를 갖고 있다"는 문장도 있다. 비영리 리졸버가 나라마다 같은 싸움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고백에 가깝다.
왜 중요한가공개 DNS 리졸버가 국경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를 떠난 공개 리졸버는 쿼드나인이 처음이 아니다. 토렌트프릭에 따르면 2024년 첫 차단 명령이 나오자 시스코의 OpenDNS가 프랑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구글·클라우드플레어·시스코는 카날플뤼스(Canal+) 사건 항소에서 졌고, 몇몇 DNS 사업자가 프랑스 대법원(파기원)에 상고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쿼드나인이 공개한 프랑스 이용 네트워크 목록도 눈길을 끈다. 총리실 산하 디지털국(DINUM), 프랑스전력(EDF), 국영철도 SNCF, 연구교육망 RENATER,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지옹, 파스퇴르 연구소, 마르세유 공립병원 AP-HM, 탈레스와 스톰실드 같은 보안 기업까지 들어 있다. 한 시간가량의 트래픽에서 무작위로 고른 일부라고 했다. 이들 모두 11월 24일 서비스를 잃는다.
쿼드나인의 핵심 주장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리졸버에서 이름을 막아도 서버의 콘텐츠는 그대로이고, 보고 싶은 사람은 DNS 설정을 바꾸면 끝이다. 쿼드나인은 이를 "콘서트장을 신문지 한 장으로 가리는 일"에 비유했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수준이 낮은 리졸버로 옮겨 간다. 해적판 시청자보다 악성코드 차단 기능을 믿고 쓰던 기관과 일반 사용자가 더 큰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앞으로항소와 남은 30일
쿼드나인은 5월 판결 항소를 이어 가고, 가능한 한 많은 사건에서 법적으로 다투겠다고 했다. 서비스 전환에는 30일이면 충분하길 바란다면서도, 이 공지가 모든 사용자에게 제때 닿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프랑스 시민에게는 의원과 ARCOM에 "이름을 조회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법 해석이 바뀌면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11월 24일 이후 프랑스에서 쿼드나인에 질의하면 정확히 어떤 응답을 받게 되는지, 프랑스 사용자를 어떤 기준으로 판별할지는 글에 나와 있지 않다. 지역 판별이 부정확하다는 쿼드나인의 주장과 서비스 차단을 위한 지역 판별이 어떻게 맞물릴지는 지켜봐야 한다. 프랑스에 서버가 있다면 DNS를 하드코딩한 곳부터 점검하자.
- 프랑스에 있는 서버·VPS의 /etc/resolv.conf, systemd-resolved, 도커 데몬 설정에 9.9.9.9·149.112.112.112가 박혀 있는지 확인
- 앱이나 IoT 펌웨어에 쿼드나인 DoH·DoT 주소를 고정값으로 넣었다면 대체 리졸버 목록을 준비
- 쿼드나인의 악성 도메인 차단에 의존했다면 대체 서비스의 필터링·로그 정책을 비교하고, 리졸버 장애 시 타임아웃·폴백 동작도 시험
자주 묻는 질문
쿼드나인 프랑스 철수란?
쿼드나인이 2026년 11월 24일부터 프랑스 사용자에게 공개 DNS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다. 파리 사법법원이 10월 21일 beIN 스포츠의 요청으로 불법 중계 도메인 차단을 강제하며 하루 1,000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쿼드나인은 프랑스 사용자만 정확히 골라 차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철수를 택했다.
쿼드나인은 왜 도메인을 차단하지 않았나?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지 않아 프랑스 사용자를 구분할 수 없고, 전 세계에서 차단하면 프랑스 법을 다른 나라 사용자에게 강요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 소니뮤직 사건 때 지오IP 차단을 썼다가 원고가 VPN으로 우회해 벌금을 맞은 경험도 영향을 줬다. 쿼드나인은 DNS 응답을 조작하지 않는 것이 서비스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beIN 쿼드나인 소송 벌금은 얼마인가?
법원은 판결 선고일부터 차단 조치가 끝나는 11월 14일까지 하루 1,000유로의 이행강제금을 정했다. beIN은 도메인당 하루 1만 유로를 요구했는데, 쿼드나인과 토렌트프릭은 58개 도메인 기준 하루 58만 유로라고 계산했다. 쿼드나인은 이번 건의 최대 부담을 약 2만 4천 유로로 봤지만 계류 중인 약 20건의 다른 소송 때문에 철수를 결정했다.
프랑스에서 쿼드나인 대신 쓸 DNS를 바꾸려면?
운영체제나 공유기의 DNS 서버 주소를 다른 리졸버로 바꾸면 된다. 서버라면 /etc/resolv.conf, systemd-resolved, 도커 데몬 설정에 9.9.9.9가 고정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프랑스에서는 구글·클라우드플레어 같은 다른 공개 리졸버도 차단 명령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아 두자.
쿼드나인 소니뮤직 독일 소송 결과는?
쿼드나인은 2023년 12월 드레스덴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이겼다. 법원은 DNS 리졸버가 저작권 침해에서 핵심 역할을 하지 않고 접속 제공자로서 책임 면제를 받는다고 봤다. 다만 쿼드나인은 이 승소에 수년의 시간과 여섯 자리 유로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출처
- Quad9 — Farewell, France (2026-10-22)
- Tribunal judiciaire de Paris — 판결문 RG 26/11882 (2026-10-21, Quad9 공개 PDF)
- TorrentFreak — DNS Resolver Quad9 Rejects French Piracy Blocks, Weighs Exit as beIN Seeks Up to €580K a Day
- TorrentFreak — VPNs and Cloudflare Escape beIN's €10,000-a-Day Piracy Blocking Penalties
- Quad9 — Quad9 Turns the Sony Case Around in Dresden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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