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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2026년 8월 20일6분 읽기

AI가 짠 코드의 기술 부채 — 'AI 슬롭', 빨리 만든 코드는 누가 갚나

YS
김영삼
조회 5
AI가 짠 코드의 기술 부채 — 'AI 슬롭', 빨리 만든 코드는 누가 갚나

AI 슬롭(AI slop)은 AI가 대량으로 생성한, 그럴듯해 보이지만 품질이 얕고 검증되지 않은 결과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코드에 이 말이 붙으면 뜻은 분명하다. 겉으로는 돌아가지만 아무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저장소에 쌓여 가는, 미래의 유지보수 비용으로 청구될 코드다.

AI 코딩 도구가 퍼지면서 팀들이 마주한 역설이 있다. 코드는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늘어나는데, 그 코드를 안심하고 고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나는 이걸 "생성은 공짜에 가까워졌지만, 이해는 여전히 비싸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그리고 이 간극이 바로 새로운 형태의 기술 부채가 자라는 자리다.

AI가 만든 기술 부채의 무서운 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스트는 통과하고 화면은 멀쩡히 뜬다. 문제는 배포 순간이 아니라, 몇 달 뒤 그 코드를 바꿔야 할 때 이자와 함께 돌아온다.

생성폭증
코드량이
빠르게 증가
이해공백
읽지 않은
코드 누적
중복증가
붙여넣기식
패턴 확산
리뷰부담
읽을 코드가
사람보다 많음

왜 AI 코드가 부채가 되는가

모델은 "지금 이 요청을 만족시키는 코드"를 만드는 데 최적화돼 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비용 대부분이 처음 작성할 때가 아니라, 그 뒤 몇 년간 고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AI는 눈앞의 국소적 문제를 잘 풀지만, 전체 시스템의 일관성이나 장기 유지보수성까지 책임지지는 않는다.

세 가지 전형적 증상

  • 중복의 범람 — 이미 프로젝트에 존재하는 유틸리티를 무시하고, 비슷한 로직을 매번 새로 만든다. 같은 기능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여러 곳에 흩어진다.
  • 맥락 없는 정합성 — 각 조각은 문법적으로 옳지만, 팀의 관례나 아키텍처와 어긋난다. 리뷰어가 "틀리진 않았는데 우리 방식이 아니다"라고 느끼는 코드다.
  • 설명 없는 결정 — 왜 이 라이브러리를, 왜 이 구조를 택했는지 근거가 남지 않는다. 나중에 바꾸려는 사람이 판단 근거를 복원할 수 없다.

전통적 기술 부채와의 차이

항목AI발 부채전통 부채
발생 속도매우 빠름점진적
작성자 이해낮을 수 있음대체로 있음
겉보기깔끔·정상 작동종종 지저분
발견 시점수정할 때비교적 조기

재미있는 역설이 있다. AI 코드는 보통 문법적으로 깔끔하고 주석도 그럴듯하다. 그래서 리뷰어의 경계심을 낮춘다. 지저분한 코드는 사람들이 조심하지만, 말끔한 코드는 무심코 승인하기 쉽다. 부채가 예쁜 옷을 입고 들어오는 셈이다.

실무에서 부채를 막는 법

도구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 역시 AI 없이 일하고 싶지 않다. 다만 생성 속도가 빨라진 만큼, 검증 장치도 같이 강해져야 한다.

  • 사람이 최종 책임을 진다 — AI가 만든 코드도 사람이 이해하고 승인한 것으로 취급한다. "AI가 짰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문화를 세운다.
  • 작은 PR을 강제한다 — 거대한 자동 생성 변경은 리뷰가 불가능하다. 검수 가능한 크기로 쪼갠다.
  • 중복 탐지와 정적 분석을 자동화한다 — 사람 눈이 놓치는 반복 패턴을 파이프라인이 잡게 한다.
  • 결정을 기록한다 — 왜 이렇게 했는지 짧게라도 남긴다. 미래의 팀원이 판단을 복원할 수 있어야 한다.
  • 테스트를 계약으로 삼는다 — 재생성으로 코드가 통째로 바뀌어도, 테스트가 동작을 보장하면 안심하고 갈아엎을 수 있다.

부채가 아니라 자산으로

핵심은 AI가 부채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팀이 그 결과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다. 같은 도구를 써도 어떤 팀은 코드가 자산으로 쌓이고, 어떤 팀은 이해 불가능한 덩어리가 쌓인다. 차이를 만드는 건 결국 검수 문화와 오너십이다.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그만큼 "무엇을 쌓을지" 신중하게 고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여유를 속도에만 쏟으면 부채가 되고, 품질에 나눠 쓰면 자산이 된다.

리뷰어의 역할이 커진다

이 변화에서 가장 무거워지는 자리는 코드 리뷰어다. 예전에는 사람이 쓴 코드를 사람이 검토했으니 대체로 작성자와 리뷰어의 속도가 비슷했다. 그런데 이제는 한 사람이 AI를 등에 업고 하루에 예전 몇 배의 코드를 쏟아 낸다. 그 코드를 검토하는 사람의 처리량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자연히 리뷰가 병목이 되고, 병목을 피하려 대충 승인하면 그게 바로 부채로 쌓인다.

그래서 나는 리뷰 자체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본다. 사람이 모든 줄을 읽는 대신, 자동 검사가 기계적인 문제를 먼저 걸러 내고 사람은 설계 의도와 위험 지점에 집중하는 분업이 필요하다. 또 하나, "이 변경이 왜 필요한지"를 작성자가 먼저 설명하게 하면 AI가 무심코 넣은 불필요한 코드를 초입에서 걸러 낼 수 있다. 리뷰는 코드를 막는 관문이 아니라, 이해를 팀에 퍼뜨리는 장치로 봐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AI 슬롭과 기술 부채는 같은 말인가요?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AI 슬롭은 AI가 만든 얕고 검증되지 않은 결과물 전반을 가리키고, 기술 부채는 그런 코드가 저장소에 남아 미래의 유지보수 비용으로 쌓이는 상태를 뜻합니다. AI 슬롭이 걸러지지 않고 누적되면 기술 부채가 됩니다.

AI 코드가 사람 코드보다 정말 품질이 낮은가요?

일률적으로 낮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소적 정확도는 높은 편이지만, 프로젝트 전체의 일관성이나 중복 방지, 장기 유지보수성 같은 넓은 맥락은 약합니다. 사람의 검수와 결합될 때 품질이 결정됩니다.

AI 코드 부채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작은 단위 PR과 필수 코드 리뷰, 중복·복잡도를 잡는 정적 분석 자동화, 그리고 기대 동작을 고정하는 테스트가 핵심입니다. 깔끔해 보이는 코드일수록 오히려 더 꼼꼼히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AI 코딩 도구를 쓰지 말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검증 없이 대량 병합되는 흐름입니다. 생성 속도가 빨라진 만큼 검수 장치를 강화하면, 같은 도구가 부채가 아니라 생산성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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